쌍용 렉스턴 비트라 6단에 대한 생각
2010년 10월쯤, SUV가 한대 필요했다. 당시 세단이 한대 있긴 했지만 아직 어린이인 두 아이들이 뒷자리에서 목이 거의 꺽인 상태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2열 시트를 뒤로 눕힐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서 당시 수중에 있는 예산과 거의 가격이 맞는 SUV인 쌍용 렉스턴 RX4를 구입하게 되었다. 일단 렉스턴을 구입하게 된 이유가 오로지 2열이 거의 90도 눕혀진다는 점 때문이다. 주변에서 많이 말리기도 했고 당시 쌍용자동차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애프터 서비스와 차량 품질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 쏘렌토나 싼테페가 인테리어나 편의 장비가 훨씬 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오로지 2열이 다 젖혀진다는이유 하나 때문에 구입하였다.
몇년 동안 잘 타고 다녔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기도 했고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몇가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겨울에 발쪽이 추웠다. 히터를 아무리 틀어도 발이 시려워서 사업소에 몇번 들어갔더니 원래 SUV가 바람이 많이 들어온다고 그래서 발이 시렵다고, 바람 방향을 발쪽으로 옮기고 타라는 말을 들었다. 이 이후 몇가지 잔고장들이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탔다가 가장 큰 문제를 알게 되었다.
미션이 고장 났다.
구입후 6년 쯤 되었을 때 운행 거리로는 8만 키로를 넘어서 거의 9만 키로 정도 되어 갈때 50~60 키로미터 사이에서 변속시 충격이 발생했다. 60키로미터 쯤 되면 RPM이 갑자기 상승하다가 "쿵" 하고 충격이 온 후 다시 RPM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현상이다.
사업소에 들어가니 엔진과 미션 보증 수리가 5년에 10만이라 5년이 넘은 상태라서 보증 수리가 안된다고 한다. 혹시 모르니 미션 오일을 교체해 보란다. 오일이 문제가 있을 경우 변속 충격이 있을 수 있단다. 약 20만원의 돈을 들여 오일을 교환했지만 상황은 동일했다. 미션 오일 교환 시점이긴 했지만 20만원을 날린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TCU 업그레이드도 하고 초기화도 하고 여러가지 노력을 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고장 코드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저냥 타고 다녔지만 갈수록 충격이 커지고 60키로미터에서만 발생하던 미션 충격이 점점 넓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타는 것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구글과 네이버 검색을 해봤다. -> 비트라 6단 고질적인 문제
구글과 네이버에서 비트라 6단으로 검색했더니 수많은 블로그 글들이 올라온다. 비트라 6단 변속기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한다.
주로 8만을 넘어가면 발생한다는 것이고 고장 안난 차가 없을 정도라서 미션 수리점 매출을 올려주는 일등 공신이라는 얘기도 한다. 그리고 무시하고 좀 더 타다보면 자동차가 서버릴 수도 있다는 경험담도 올라온다.
사업소에가서 미션 교체를 문의하니 재생이 150만원 신품이 300만원 정도 얘기한다. 사실 그런 돈을 이차에 더 투자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게 투자한다고 해도 다시 고장이 안나라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치다 보면 이것 저것 추가해서 그 돈보다 더 들어갈것은 뻔했다.
다른 블로그를 찾아 보니 비트라 6단을 아이신 6단으로 바꾼 경험담도 나온다. 그것도 신품도 아닌 재생 아이신 6단인데 가격은 350~500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미션만 4번을 갈았다는 얘기도 한다. 결국 고쳐도 다시 고장난다는 게 탔던 사람들의 결론이다.
중고차 딜러가 렉스턴 비트라 6단을 매입했는데 미션 고장 문제로 손해를 봤다는 얘기도 있다.
중고차를 팔려고 해도 이미 딜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서 팔리지가 않는단다. 설령 팔리더라도 아주 헐값에 팔린다고. 그리고 차에 문제가 있는걸 아는 상태에서 중고차로 파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얘기도 한다.
미션 오버홀로 수리
고민하다가 오토티엠 광명점에 전화를 걸었다. 시운전 해볼필요도 없단다. 10대 중에 8대는 미션 고장으로 입고한단다. 해당 회사의 블로그에 보면 비트라 6단 수리 사례가 올라가 있다.
집에서 다소 멀어서 고민했다. 그냥 사업소에 맡길까 고민하다가 가격도 사업소보다 저렴했고 미션을 전문으로 한다고 하니 한번 맡겨 보고 싶었다. 미션 교체는 아니고 고장난 미션을 해체해서 문제된 부품을 수리하고 다시 장착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정상적으로 변속이 잘 되고 있다.
이 회사 말고도 여러 군데가 검색이 된다. 그런걸 보면 확실히 문제가 심각한 미션임에는 틀림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션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리콜을 해야 정상일텐데 쌍용은 그럴돈이 없는 것인지 그럴 의도가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현재는 비트라 6단을 쌍용에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본인들도 이 미션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에 더이상 장착하지 않는 것이겠지.
요즘 "렉스턴 G4"나 "렉스턴 스포츠", "티볼리" 등으로 점점 쌍용자동차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다. 아마 앞으로 내가 몇번이나 더 자동차를 구입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쌍용은 절대 고려 대상이 안될 이유가 바로 비트라 6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