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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히토나리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남자 주인공 시각으로 작성된 "Blue"를 지은 작가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일본 작가 중 하나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츠지 히토나리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공지영의 책들을 워낙 좋아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 역시 "냉정과 열정사이"와 마찬가지로 남자 작가와 여자 작가가 각각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시선으로 서로 간의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프로젝트성 저서이다.


그러한 유사성과 함께 동일한 작가가 참여한 관계로 이 책을 읽다 보면 냉정과 열정 사이와 많이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고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방법도 유사했다. 비록 내용은 전혀 다르긴 하지만 스토리 조차 왠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친숙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었을 때의 재미와 그 감동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혼란스러웠던 것은 현재와 과거가 마구 섞여서 설명이 된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와 과거가 단원으로 분리되거나 친절하게 이부분은 과거 이야기야, 아니면 이부분은 현재 이야기야 라고 구분되지 않는다. 심지어 한 문단내에서도 과거와 현재가 섞여 있을 정도로 변화가 심해서 읽다 보면 이건 어느 시점의 이야기지 하고 다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도 이것 역시 작가의 의도였을 것이라 생각하며 현재나 과거나 모두 상황은 변했지만 상대 방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과 그리워 하는 마음이 변함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 아니였을까 생각된다.


등장인물은 일본으로 유학가서 공부를 하는 한국인 여성 최홍과 일본인 소설가 준고가 나온다. 그리고 준고의 옛 여자친구인 칸나가 종종 나오긴 하지만 내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남자 주인공인 소설가 준고의 시각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최홍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서 일본에 유학와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 돈 걱정 안하고 자라난 여성이고 준고는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첼리스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가난한 학생으로 학비를 마련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수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으며 여기에 학업도 병행해야 해서 시간이 거의 없는 소설 지망생이다. 그러다 둘이 우연히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같이 살게 되었으나 시간이 너무 많고 부유한 최홍과 시간이 너무나 없고 가난한 준고는 그 관계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남자의 시각으로 사랑이 단절된 이유는 자신은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바뻤고 그래서 여자 친구와 함께 해주지 못했던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 시대 거의 모든 남자들의 시각이 바로 이럴 것이다. 다음에 읽을 공지영 버전에서 정확히 여자 주인공의 시선으로 헤어진 이유가 나올 것이니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스토리 상으로는 뻔해 보이지만 그것을 진행하는 과정에 많은 심리적인 내용과 이야기 거리들이 숨어 있고 또한 이 내용과 사건들에 대해 여자 주인공인 홍이 시선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지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만일 "냉정과 열정 사이"를 재미 없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비추하지만 그 책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고 좋은 감정으로 남아 있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