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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 서점에 갈때 마다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책이 눈에 들어오곤 했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이다. 나는 예전부터 여성 작가들의 책을 좋아했기에 당연히 신경숙 소설에도 눈길이 간다. 하지만 내 책꽂이에는 벌써 몇년전에 구입하고도 아직 읽고 있지 않은 "엄마를 부탁해"가 있다. 보고 싶어 샀지만 읽지 않는 책들. 신경숙은 나한테 그런 의미인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구입했고 먼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정확하게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80년대 후반 그리고 90년대 초반일 것이다. 이 시대의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고민과 시대적인 생황으로 그들이 겪게 되는 정신적인 그리고 육체적인 느낌을 아주 깊이 있게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책은 5명의 등장 인물이 나온다. 주인공은 2명이다. 정윤 그리고 이명서. 그리고 정윤의 고향 친구 단이와 명서의 고향 친구 윤미루가 나온다. 그리고 그들을 연결 시킨 대학교 교수인 윤교수가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정윤의 시각에서 진행되며 중간 중간 명서의 글이 보충 형식으로 추가 되는 식이다. 


각각 살아온 방식도 다르고 생활 형편도 서로 다르지만 거리에서 시위를 하며 그리고 윤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서로 서로 알아가고 그리고 결국 여러가지 형태로 이별하며 80년대와 90년대를 보내는 내용이다.



신경숙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긴 소설임에도 한줄 한줄 정성 들여서 쓴것 같고 한 문장 안에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그 시절이 끝나갈 무렵 대학 생활을 했던 나이기에 깊이 있게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이 소설의 결말 처럼 아픈 시대였음은 분명하다.


이 책에 나오는 "언.젠.가"라는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라는 단어는 긍정이라기 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강한 듯 하다. 언제 밥한번 먹자는 밥 먹지 말자는 말과 동일한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이 "언젠가 여기 가보자", "언젠가 우리 같이 살자"라는 내용의 말을 하고 편지를 쓰고 하지만 결국 편지를 보내지는 않는 장면들을 보면 언젠가라는 단어는 너무나 막연한 것 같다.


멋진 책이고 멋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