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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까지 종이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구입하고 손에 쥐었을 때의 그 감촉을 좋아하고 책을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특유한 활자를 인쇄한 냄새가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을 읽어감에 따라 앞으로 남은 것보다 읽은 것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다 읽어간다는 아쉬움과 한편으로는 다 읽었다는 뿌듯함이 있기 때문이다.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는 전자책으로 읽었다. 아무리 종이 책을 좋아할지라도 전자책의 편리함은 한번 맛들이면 포기할 수 없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김훈의 문장과 문체를 좋아한다. 작가 스스로 "주어와 동사만으로 글을 쓰고 싶다"라고 할 정도로 매우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며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형용사 사용을 최소화 한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날카롭고 예리하다. 그래서 김훈의 글과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칼의 노래"를 읽고 부터 김훈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라면을 끓이며"는 김훈의 수필집이다. 기존에 썼던 수필과 새로이 쓸 수필을 하나로 묶었고 수필집 치고는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해서 그리고 감동적으로 읽었던 부분은 "라면을 끓이며"가 아니라 "세월호"와 "박경리" 에 대해 쓴 부분이다. 특히 "세월호"는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그리고 안타까웠고 답답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강추한다. 종이책으로 사서 볼껄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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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별로 였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반응은 재미 없다, 독자와의 유대감 없이 혼자 이야기 한다,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 등등.

사람마다 작가를 대하는 마음이 다르다 보니 그런가 봅니다. 저는 좋았거든요. 특히 수필이라 본인 생각을 쭉 써 내려가는 것이니 더더욱 호불호가 갈릴것 같습니다.